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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리뷰를 빙자한 일기

효년모드 발동 : 청도를 가보자

by 료정e 2023. 3. 29.

효년모드의 발단은 어언 코로나 시절인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도에 혼자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2020년에도 혼자 가볼까 궁리 중이었다.

근데 얼핏 어머니가 함께 하고픈데 선뜻 이야기를 못하셔서,

아버지가 어머니랑 둘이 가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셨다.

아니 뭐 그럼 셋이 가지 뭐. 그때가 처음이었다. 부모님 모시고 지역 탐방하기. 

이번에는 이모와 이모부도 동행.

 

원래코스는 

운문사 - 점심 : 청도용암온천의 한식뷔페(해랑) -소싸움경기장 - 한국코미디타운 - 청도박물관 - 와인터널이었는데,

사리암 - 한국코미디타운 - 청도박물관 - 청도소싸움경기장 - 와인터널 코스로 변경.

계획은 했지만 여행사 코스가 아니므로 다니면서 약간씩 조정하기도 한다. 

이런 게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1. 사리암

원래는 운문사 경내 정도나 산책 삼아 돌아볼 요량이었는데, 

사리암에 가자는 어머니 의견을 반영해서

운문사에서 2km 정도 더 들어가면 있는 사리암으로 향했다.

사리암은 처음 가봤는데, 관광버스가 많이 다니더라. 특히 부산분들이 많이 오신다고 한다. 

근데 주차장 초입에서부터 눈이 휘둥그레. 경사가 왜 이래???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겠는걸?...

가파른 경사면을 걷고, 또 걷고 나니, 이제 계단이 눈앞에 펼쳐졌다.

시작 1.이라고 적힌 계단을 시작으로 처음 보인 것은 총 937개 중 300, 

500, 700 … 어느 정도 왔는지를 체감할 수 있게끔 계단 단면에 친절히 적혀있다.

경내를 비롯해 외부 절벽 밑, 계단을 올라 만날 수 있는 불상 등 불공을 드리는 공간이 저마다의 독특한 모습으로 불자들을 반겼다.

조그만 암자여도 공간자체는 상당히 매력 있다.

근데 여기서 동선이 살짝 꼬였다. 108배를 안 하는 나는 3배 정도만 하고 나왔는데,

저기 가서 커피 한잔 하자는 말을 하산으로 알아들었고, 이모는 바로 밑 공양간 옆 커피 자판기 공간을 이야기한 것.

나만 공양간 못 가고 어른들은 공양간 가서 식사를 하고 내려오셨다.

그래서 가려고 했던 용암온천의 한식뷔페는 못 갔다. 

총937개, 300개 째 오르기 전

 

#2. 한국코미디타운

원래 코스로는 중식 이후로 소싸움경기장도 가고 코미디타운을 가는 거였는데,

이미 식사도 후식도 즐겼고, 시간이…. 사리암에서 많이 소요된 터라,

2시 티켓으로 예매(15,000원, 2시/4시 2타임 운영된다)한 코미디타운으로 향했다.

내비게이션 상에 1시 40분쯤 도착으로 확인했으므로, 서둘러 코미디타운으로 운전대를 틀었다.

공연은 선착순 입장으로 객석이 정해진 구조는 아니었다.

흠…  공연은 호불호가 갈린다. 

아버지와 나의 만족도는 아주 낮았고, 다른 분들도 그냥 그냥 그런 정도.

아버지는 예전 철가방 시절 오셔서 5,000원의 낮은 공연료와 출연진에 대한 만족도가 있으셨는데,

기존에 전유성 선생님이 운영하신 철가방과는 조금 다르게 운영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전에 와보진 못했지만 가족단위임에도 불구하고 공연 내용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도 어린이도 가족 타깃도 아닌 약간은 애매한 공연이라 아쉬웠다.

출연진이 초상권 없으니 맘껏 찍으라고 대신, 공연은 영상촬영 금지

 

#3. 청도박물관

지금 기획전시실에서 하고 있는 2022 기증유물특별전(2022.12.26(월)~2023.4.16(일), 연사를 잇다 시대를 읽다)이 동행한 어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참 좋았고, 공감대도 쉽게 형성됐다.

 

#4. 청도소싸움경기장

이미 가봤기 때문에 안가도 된다는 아버지 의견은 건너뛰고, 와인터널 가는 동선이라 부담 없이 방문했는데.

와~ 안 갔으면 진짜 어쩔 뻔, 이번 여정에서 가장 큰 임팩트가 있었다.

딱 한 경기(3.25(토) 9번째 수황과 난타의 경기) 보고 왔는데 여운이 길게 남아 유튜브로 찾아서 몇 번이나 다시 돌려봤다.

단 1분 1초만에 끝난 경기, 수황이가 이기고 나서 일순간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듯 한 그 자태가 너무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황당하기도 했다. 난타는 진탓인지 분에 못 이겨 씩씩거리는 걸 진정시킨 후, 난타와 수황이 모두 퇴장했다.

매주 토/일, 12시 20분부터 12경기가 펼쳐진다. 우권을 구매해서 경기당 최대 10만 원까지 합법적으로 배팅도 가능하다.

1분 1초만에 승부가 났다. 홍코너 수황의 승!

3.25(토) 9번째 경기, 수황 vs 난타

 

#5. 와인터널

1905년에 개통된 옛 경부선 열차 터널을 정비해서 2006년 3월에 개장하면서 청도와인터널로 명명하고 테마관광지로 운영하고 있다.

길이(1.01km), 높이(5.3m), 폭(4.5m) 규모로 꽤나 널찍한 공간이다. 터널이라 서늘한 공기를 상상했는데 춥기보단 약간 습했다.

내부가 어둡다 보니 다양한 스팟에 빛을 활용한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고, 터널 끝에는 달 조형물과 사람들이 작성한 소원지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원래는 3천 원 정도의 입장료가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지친 마음을 달래고자 한시적으로 무료로 운영한다고, 

와인은 100% 감즙으로 만드는데 내부에서 취식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잔와인은 4천 원 정도고, 가격대는 조금 있는 편이었다. 작은 병 한 병이 2만 원대였고 세트(2,3병) 구성은 10만 원 내외였다.  끝.

3월 말의 청도는 개나리가 만개하고 벚꽃은 아직 피는 중(경주는 벚꽃 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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