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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잡 같은 본업 이야기

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탐험기

by 료정e 2022. 11. 10.

가볍게 읽기 좋은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입문서

 

아니, 이런 축제도 있어? 응. 있어.

당신이 몰랐던, 

그리고 상상도 못해본 기상천외한 축제의 세계.

 

책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문체부 기준)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개최, 개최예정, 취소된 축제 모두 포함 944개.

 

문체부 직접 재정지원 문화관광축제(34)

현행 예비 문화관광축제(33)

지원 종료된 명예대표 축제(19)

그외에,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 등에서 운영하는 축제(858)

적어도 매년 944개의 축제가 1년 내내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리고 있다.

 

944개의 축제는, 

2일 이상 개최되면서 불특정 다수인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관광예술축제인

문화관광축제, 특산물, 문화예술제, 일반축제만을 포함한 것.

 

그러니까, 

1일간 개최되는 축제와,

특정 계층이 참여하는 행사(ex. 가요제, 연극제, 학교축제 등), 

단순 주민 참여행사(ex. 경로잔치), 순수 예술행사(ex. 음악회, 전시회 등),

기타 박람회, 엑스포 등 축제로서의 성격이 약한 행사는 제외한 것이니 

1년에 적어도, 아니, 아주 기본만 따져도 최소 1,000개가 넘는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1. 축제장 앞에서 中 발췌 …

 

“A 축제 글 쓸 때 이 이야기는 꼭 넣어주면 안 될까?”

“B 축제 글에 OO 행사에 관해 쓸 거지? 거기에 이런 말장난을 넣으면 어때?”

이런게 한두 개였다면 글에 상대가 부탁한 부분을 넣어주고 

“이 문장은 박태하의 생각이다.”, “이 드립은 김혼비가 친 드립이다.”식으로 각주를 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소제목 단위로 분량을 나눠 쓰는 것도 해결책이 못 되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글을 아예 하나의 글로 합치기로 했다. 

4고를 거쳐 나란히 앉아 최종 수정과 조율을 거쳐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식이다.

 

2018년 10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2개의 축제를 다녀왔다. 중략… 지역과 주제 등을 배분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중략 … 수도권에 비해 스포트라이트에서 늘 비껴나 있는 지방 중소 도시들에 관해 축제라는 극히 한정적인 단면을 통해서나마, 두 사람의 시선이라는 더더욱 한정적인 렌즈를 통해서나마 어떤 기록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

전국축제자랑은 김혼비와 박태하 부부작가가 공동으로 집필한 에세이이다.

처음에는 한 축제에 대해 각자가 번갈아 가며 쓸작정이었으나, 

발췌해온 머리글에서 밝힌 것과 같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공동집필을 하게되었다고 한다. 

수백개의 축제 중 12개를 선정한 것도 나름의 고심 끝에 나온 결론으로,

서울과 광역, 특별시를 제외하고 주제별(먹거리, 인물과 역사, 전통문화 등)로 나눠 취향과 소신껏 각자 고른 모양이다. 

 

근데 지역별로 열리는 축제의 갯수와 운영하는 전담조직의 형태도 천차만별이다.

☞ (참고1) 

연간(2022년 기준) 지역별 개최 축제는

경남(121), 경기(112), 충남(107), 강원(104), 

전남(98), 경북(77), 전북(75), 부산(52), 

제주(41), 대구(38), 충북(29), 서울(24), 울산(21), 

대전(18), 인천(17), 광주(7), 세종(4) 순으로 지역별로 꽤 편차가 큰 편이다.

☞ (참고2)

전담조직의 형태도 다양하다.

공공의 성격을 띄는 지자체, 재단, 문화원, 

그리고 추진위(또는 조직위), 언론사, 비영리법인 등등 다양한 곳에서

자신들의 지역과 축제를 알리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는 대부분의 축제들이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이나 하이브리드로 진행했던 형태에서 벗어나, 

3년만에 대면으로 개최되는 축제들로,

어디든 호황을 누리는 상황.



#2. 코로나 이전에 이들은 어떤 축제들을 갔을까?

 

∙ 축제의 힘을 믿든 말든 <의좋은형제축제> 

∙ 학구 많은 축제 중에서 <영암왕인문화축제>

∙ 어쩔 수 없이 그럴싸하게 <영산포홍어축제>

∙ 의령의 진짜 유령은 <의병제전>

∙ 이런 나를 좀 보라고 <밀양아리랑대축제>

∙ 에헤라 품바가 잘도 논다 <음성품바축제> 

∙ 어느 천년에 그거 다 했어 <강릉단오제> 

∙ 갈라져야 쓰것네 <젓가락페스티벌>

∙ 이건 먹고 들어가는 콘셉트 <완주와일드푸드축제> 

∙ 이제 그만 거꾸로 거슬러 올라야 할 <양양연어축제>

∙ 제철은 아니지만 제 길을 찾아 <벌교꼬막축제>

∙ 작지만 맞춤한 것들을 만나기 위해 <지리산산청곶감축제>



*

한 챕터(축제)당 적게는 20페이지에서 많게는 30페이지 이내의 분량이다.

내용이 어려운 편도 아니고 정말 축제장에서 사람냄새 맡으며 느낀 그대로를 솔직하게 서술했기에 친근하게 느껴졌다.

나도 전국에서 열리는 축제들은 꽤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의좋은형제축제라던가, 의병제전은 생소했다.

개중에는 알긴하지만 멀어서 혹은 내가 하는 축제와 준비기간이 겹쳐서 못가본 곳이 대부분이었다.

늘상 준비기간은 어수선하고 집중도는 낮지만 긴장감때문에 이동이 쉽지는 않다. 이제 여유를 좀 가져야 하는데...

 

 

#3. 축제장을 나서며 中 발췌 …

 

축제를 통해서는 인구 유출을 막는 것도,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도, 하다못해 축제 자체의 수익을 내는 것도 무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럼에도 지자체들이 축제를 포기할 수 없는 건, 불황일수록 그나마 유일하게 노력해 볼 구석이 관광 마케팅뿐이기 때문일 것이다. …중략당장 흥행에 실패하더라도(바로 증명할 수 없는) 경제적 파급 효과라든가(딱히 계산하기 힘든)

지역 이미지 제고 효과라든가 주민 통합 및 문화 이벤트 제공 같은 무형의 이득으로 낙관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니까 지역 축제는…중략 …숙제 같은 것이다. 

 

*

맞다. 숙제같은 것.

사실 축제 한번한다고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과제를 해결해줄순 없다.

누구나 아는 자명한 사실이지만 인정하기 힘든 현실.ㅎ

하지만 이번 축제를 계기로 우리 지역의 상인들이 돈을 벌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모두들 학수고대하고 기대한다.

근데 또 사실 그 이상한 축제의 매력이 사람들을 당기고 유혹하기도 한다.

체류형 관광상품이랍시고 여행상품을 내놓거나.

아니면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특별한 이벤트를 열고 붐업을 시킨다던가.

하는 노력으로 사람들을 유입하기 위해서 애쓴다.

그러한 사람들의 노력이 결코 헛되거나 유명무실한게 아니라고 반증이라도 하듯 나온 이 도서가 참으로 기쁘다.

축제에서 사람 냄새를 맡고, 

또, 그 사람들때문에 다시 그 축제에 가고싶다는,

이 두 작가의 전국축제자랑이 너무 반갑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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